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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CEO라운지] 문태경대표-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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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5-11-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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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CEO 라운지] 남흥건설 문태경 대표

‘속이며 건물 안 짓는다’ 외고집 산업단지 조성과 해외 시장 주력

입력 : 2015-10-29 [20:04:02] | 수정 : 2015-10-29 [20:11:02] | 게재 : 2015-10-30 (19면)

 
지난 6월 출범한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정현태 호(號)’. 50대 젊은 건설인 4명이 회장단에 합류했다. 신·구 세대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그 중 한 명이 남흥건설㈜ 문태경 대표다.문 대표는 젊은 건설인이지만 남흥건설은 다르다. 부산 최장수 건설사다. 1969년 세웠으니 올해로 47년 됐다. 창업자는 문 대표 부친 문정규 회장. 당시 건축사 면허 소지자가 전국에서 3명뿐이던 시절, 그 중 한 명이었다. 문 회장은 냉동창고업으로 사업 발판을 다졌다. 우리나라 물량 50%를 휩쓸 정도였다. 이후 남흥건설은 관급공사에 참여하며 십수 년간 부산 최고 건설사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5년 전 해외공사로 타격을 입었다. 지금은 그걸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

건설업은 갈수록 불황이다. 경제가 발전한 만큼 사회간접자본 일감이 줄어서다. 해서 문 대표는 산업단지 조성을 도약 기반으로 잡았다. 주택업은? 1990년대에 2개 아파트 단지를 지어 봤으나 남흥건설 것은 아니었다. “물건 만들어 팔기보다 건축주 원하는 걸 제대로 짓는 게 우리에게 맞아요.” 2012년부터는 해외 공사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렸다. 한때 곤욕을 치렀지만 새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해야 한단다. 그 바탕엔 남흥건설이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자리한다. 60명 안팎의 직원 중 80%가 기술자다. 현재 카메룬 직업훈련소와 보스니아 병원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 아니, 그걸 경계한다. 부친 때부터 그랬다. 우생마사(牛生馬死). 급류에 빠진 소와 말은 위기 탈출 하려 저마다 안간힘을 쓴다. 물길 거슬러 빠른 발길질 하던 말은 탈진해 익사한다. 그러나 소는 물길대로 흘러가며 느릿하게 헤엄치다 강가 수심 얕은 데로 나와 산다. “뚜벅뚜벅 나아가려고 합니다.”

문 대표는 부친과 동문이다. 서울대 출신이다. 토목 구조가 전공이다. 일본 유학도 갔다. 1996년 남흥건설에 입사했다. 잠시였다. 나와서 엔지니어링 회사를 만들었다. 가업 잇기는 남의 일로 여겼다. 그러다 2006년 남흥건설에 재입사한다. 부친 바람이 너무 컸단다. 그렇게 문 대표는 남흥건설을 맡게 됐다.

부친 얘기를 참 많이 한다. 존경한다 했다. 몇몇 사업에 실패해도 불호령 한 번 없었다.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넘어지고 다칠 수 있다. 그러나 걷는 걸 포기해선 안 된다.” 그런 부친의 격려가 사업가로 아들로 남편으로 아빠로 살아가는 힘이란다.

이제는 회사 일에서 손 뗀 부친과 일주일에 한 번 목욕하는 게 가장 큰 기쁨이라는 문 대표. 참 유하다. 화도 못 낸다. 욕도 못 한다. 울컥도 안 한다. 남들 앞에 나서기도 저어한다. 대신 진광불휘(眞光不煇)를 늘 새긴다. 진짜 빛은 번쩍이지 않는다. 빛나려고 하지 말고 묵묵히 살자. 이런 문 대표도 분명한 한 가지 고집을 가졌다. “속여 가며 건물을 짓지는 않는다.” 임태섭 기자 tslim@

* 부산일보 2015년 10월 29일 남흥건설(주) 문태경대표께서 게재되셔서 이에 발췌하였습니다. 임태섭기자